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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오년 새해 첫 전시로 박준우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옛 풍경은 흐려지고, 기억은 현재의 감각 속에서 다시 그려진다. 

작가는 사라진 장면과 감정의 잔상을 회화로 불러내며 기억과 현실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탐색한다.

 

Artist: 박준우 (PARK JUN WOO)

Exhibition: 진경(眞景): 세상의 모든 풍경

Duration: 2026. 01. 15 — 01. 31

Venue: GALLERY J. ONE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24)




《舊景如夢구경여몽: 꿈처럼 사라진 풍경》

글: 갤러리 제이원


박준우의 회화는 우리가 자연을 마주하는 방식을 재배치하면서, 풍경화 장르의 경계를 확장한다. 

작가에게 풍경은 오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라기보다, 이미 기억의 영역으로 스며들고 있는 존재—직접적인 현존보다 회상에 가까운 실체이다. 

풍경은 더 이상 온전한 자연의 지표가 아니라, 사라짐이 중심이 되는 장소이며, 결핍을 통해 의미가 발생하는 무대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파편화되고 침식되어온 자연 환경이라는 시대적 조건을 반영한다. 

관람자는 한때 존재했으나 이제는 희미하게만 남아 있는 자연 사이, 그 경계 위에 서게 된다. 

따라서 박준우의 회화는 자연의 소멸이 남긴 심리적 ‧ 감정적 공백을 드러내고 그것을 살아 있는 감각으로 환기한다.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모노크롬 배경은 동아시아 회화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동시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 ‘여백’의 장은 공허이면서 동시에 잠재성의 공간이다. 자연이 사라진 자리를 가리키는 동시에, 기억을 통해 풍경을 다시 구성할 가능성을 열어 둔다. 

이러한 ‘부재의 미학’은 결핍 자체를 중요한 주제로 삼는 동시대 미술 담론과 맞닿아 있으며, 상처이자 상상력의 원천인 결락의 지형을 형성한다.

 

절제된 화면 위로 유일하게 색을 띠고 나타나는 나무는 생존의 서사 속 핵심 축을 이룬다. 

오랜 세월을 버티며 산중에 존재해온 이 나무는 시간과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을 증언하는 목격자이다. 

그 자세와 지속성은 자연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음을, 단지 더 찾기 어려워졌을 뿐임을, 조용히 선언한다.

 

형식적으로, 박준우의 회화는 서양 회화적 묘사와 동양 수묵의 명상적 단순성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 절묘한 조화 속에서 과거와 미래, 문화적 기억과 개인적 경험을 잇는 다리가 놓인다.

 

감정의 차원에서 그의 작품은 거창하지 않지만 깊게 스며드는 상실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변화하는 경계,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되묻게 한다. 

작품은 경고를 외치는 대신, 조용하지만 강한 공감과 관심을 키워낸다.

 

결국 《舊景如夢 구경여몽: 꿈처럼 사라진 풍경》은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통해 어떤 미래를 상상할 것인지 질문한다. 

동시에 작가는,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풍경을 통해 애도의 감정을 윤리적 실천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기억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남아 있는 생명의 가치를 사유하고, 미래를 만들어나갈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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